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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 Universe

태양계의 종말(두번째 적색거성 ~ 행성상 성운 단계)

by Astro Universe 2022. 4. 21.

122억 3300만~123억 6500만 년

헬륨 연소와 두 번째 적색 거성 단계

적색 거성 태양의 핵은 결국 1억 도의 온도에 도달한다. 이런 온도에서는 핵 안에 있는 헬륨 핵들이 정전기적 척력을 극복하고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원소인 탄소와 산소를 생산할 정도로 빨리 움직일 수 있다. 순식간에 핵 전체가 또 다시 활기를 찾고 왕성하게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핵 헬륨의 연소는 너무나 격렬하고 갑작스러워서 헬륨 섬광으로 알려져 있다. 갑자기 태양 중심부의 중력적 붕괴가 정지되고 태양 외곽부의 팽창도 역전한다. 단 100만 년 이내에 태양은 주계열 지름의 16배 정도인 적색 거성에서 10배 정도까지 수축한다. 핵에서 헬륨 융합이 일어나고 외곽 껍질에서 수소 연소가 계속되면서 한 번 더 정유체 평형 상태가 유지된다. 살이 빠진 새로운 태양은 13억 년 만에 처음으로 제2의 안정기를 맞는다. 그러나 온도가 더 높기 때문에 헬륨 반응은 수소 반응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따라서 헬륨은 매우 빨리 고갈된다. 불과 1억 1000만 년도 되지 않아 태양은 한 번 더 위기를 맞을 게 틀림없다. 이번의 위기는 치명적이다. 더 이상 연소시킬 연료가 없으므로 핵이 다시 안으로 오그라들기 시작한다. 핵이 수축으로 다시 뜨거워지고, 외핵으로부터 헬륨이 추가로 유입되면 한 번 더 헬륨이 연소하기 시작한다. 이 새로운 연소는 불활성 탄소/산소 핵과 수소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껍질층 사이에서 일어난다. 헬륨 껍질에서 갓 만들어진 에너지는 불투명한 외부층으로 흘러 들어가서 태양전체의 팽창을 야기하며, 태양은 이제 두 번째 적색 거성 시기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전에는 이 상태까지 팽창하는데 6억 년이 걸렸던 반면 이번에는 단 2000만 년밖에 걸리지 않으며, 그 결과 또한 훨씬 더 극적이다.


가장 커졌을 때 태양은 주계열 지름의 180배까지 뻗칠 것이다. 또한 지금보다 1300배나 밝을 것이다. 그 뒤 항성풍이 다시 크게 불면서 이 적색 거성은 훨씬 더 많은 질량을 잃는다. 행성들은 훨씬 더 많이 바깥쪽으로 움직여 지구와 어쩌면 금성까지도 다시 한 번 적색 거성의 대기 속에서 타버릴 운명을 모면할지 모른다. 한편 이 즈음에는 어쩌면 유로파의 얼음 껍질이 녹아 액체 물의 바다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과 함께 이 위성은 새로운 생명체의 서식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진화하는 어떠한 생명체도 결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같은 복잡한 형태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태양계에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123억 6500만 년

행성상 성운 단계

태양은 이제 껍질 연소 외에는 자신을 유지시킬 수 있는 아무런 에너지원이 없다. 그러나 헬륨 연소는 진행되는 효율이 주변 환경에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불안정한 연소이다. 단 10퍼센트의 온도 상승은 45배의 반응 효율의 증가를 의미한다! 핵의 온도가 약간만 올라가도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생성되어 이미 부풀어 있는 태양을 훨씬 더 큰 크게 부풀어 오르게 하는 것이다.


수치 모형은 이런 펄스가 생길 때마다 태양이 주계열 지름의 최고 210배까지 부풀어 오른다는 것을 보여 준다. 태양은 이제 지름이 3억 킬로미터이며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밝기의 최고 5200배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아마도 수십만 년 정도인 아주 잠깐 동안만 존재한다. 핵의 온도가 내려가면 에너지도 점차 줄어들어 별이 다시 수축하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적색 거성 태양은 이러한 열적 맥동을 10만 년마다 한 번씩 최고 네 번까지 겪는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이 늙은 별이 소멸하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이 열적 맥동 현상 때문이다. 적색 거성의 가장 바깥층은 매우 약하게 구속되어 있다. 에너지가 펄스의 형태로 이 층을 통과할 때, 맥동의 여세가 가장 바깥쪽 물질을 너무나 빨리 밀어내므로 펄스가 끝난 후에도 별의 중력으로 이물질을 다시 끌어들일 수 없게 된다. 더욱이 별의 총질량과 중력이 줄어들어 펄스가 진행될 때마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물질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별은 수십만 년에 걸쳐 점차 그리고 느린 속도로 자신을 해체한다. 네 번째이자 마지막 진동이 끝나면 태양은 이제 원래 질량의 절반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적색 거성 전체의 희박한 덮개가 완전히 제거되었으므로 아주 작고 뜨겁고 벌거벗은 중심의 핵만 남아 있다. 노출된 뜨거운 핵으로부터 강력한 자외선의 복사파가 흘러나와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태양의 층들을 헤치고 들어가 내부에 있는 가스를 이온화시킨다. 가스의 구성 원자들은 전자와 재결합 과정을 통해 행성상 성운의 상징인 눈부신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 행성상 성운은 태양의 전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자, 가장 빨리 지나가는 시기이다. 버려진 가스 껍질이 중심의 핵으로부터 계속 팽창해 나가면서 점점 더 희미해지고 점점 더 옅어진다. 가장 커졌을 때 성운의 크기는 0.1광년의 수배에 달한다. 그러나 형성된 지 10000년이 지날 즈음이면 성운 자체가 핵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이온화를 효율적으로 할 수 없고 또 너무 희미해서 보이지 않는다. 행성상 성운이 분산된 뒤에는 밝은 핵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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