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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 Universe

행성의 대폭격과 대기의 형성

by Astro Universe 2022. 4. 18.

1억~13억 년

대폭격

행성들은 마침내 성장을 마치고, 이제 우리가 오늘날 보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긴 진화 과정을 시작할 것이다. 1억 년이 지나자 태양 성운은 상대적으로 희박해졌다. 그럼에도 태양 성운은 활동을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태양계에는 아직 거대 행성에 의해 밀려나지 않았거나 혹은 지구형 행성에 휩쓸리지 않은 부스러기 조각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계가 대폭격 시기로 진입한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수억 년에 걸쳐, 부스러기들이 행성과 위성의 표면에 계속해서 쏟아져 내렸다. 이렇게 계속된 폭격이 행성과 위성의 표면 구조를 만들었다. 폭격은 대부분 이 천체들이 형성된 처음 6억 년 동안 일어났다. 달 표면을 잠깐 보는 것만으로도 태양계 역사에 일어났던 이 격렬한 시기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달 표면에 있는 운석구들은 대부분 지름이 100킬로미터는 족히 넘는다. 어떤 운석구는 깊이 12킬로미터에 지름이 2500킬로미터 정도로 달 반지름보다도 크다. 아이트켄 분지라고 불리는 이 구덩이는 태양계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큰 규모의 충돌 구조로 지름이 200킬로미터 정도 되는 암석과 금속으로 이루어진 덩어리가 달에 빗맞고 지나가면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지속적인 폭격은 지구형 행성과 달의 표면이 수억 년 동안 용융와 응고를 반복했음을 의미했다. 이때 무거운 원소들은 중심으로 가라앉고, 가벼운 물질은 표면 근처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지구형 행성과 위성은 특이한 구조를 발달시켰다. 즉 행성에서는 녹아 있는 금속 핵을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각과 맨틀이 에워싸고 있었고, 달에서는 중심 핵은 주로 암석이고 가벼운 얼음이 맨틀과 표면을 형성했다.

 

초기의 태양계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많은 미행성들이 행성이나 위성과 충돌해 점차 사라지면서 운석구가 만들어지는 확률도 떨어졌다. 마지막 행성이 출현한 이후 12억 년쯤 지났을 때는 구덩이가 생기는 빈도가 4억 년 전보다 30~40배 정도 줄어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지금부터 약 33억 년 전은 대폭격 시기의 종말로 간주된다. 비록 빈도수는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운석구의 형성은 이후에도 어느 정도 일정하게 계속 이어졌다. 새로 형성된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 들이 매우 긴 세월의 고난을 거친 뒤 대기를 발달시키기 시작한 것은 대폭격의 마지막 수천만 년 동안이었다.

 

 

7억~13억 년

대기의 형성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행성들은 형성되는 과정에서 원시 대기를 발달시켰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거대 행성들은 태양 성운에서 끌어낸 수소와 헬륨으로 대기를 형성했으며 그 이후 사실상 변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지구형 행성도 원시 행성 원반 주위로 움직이면서 수소와 헬륨의 얇은 층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 행성들은 거대 행성보다 중력이 훨씬 더 미약했으므로 이러한 가벼운 원시 대기를 계속 유지할 수 없었다. 대기 입자들은 서서히 우주 공간으로 빠져 나갔고 이러한 유실은 태양풍 때문에 더욱 촉진되었다.


수천만 년 뒤 내부 태양계의 충돌이 점차 감소하면서 지구형 행성들이 냉각되기 시작했다. 이 냉각 단계 동안 행성 자체에서 가스가 배출되어 두 번째 대기가 발달했다. 모든 암석은 광물 구조 안에 화학적으로 물이나 이산화탄소 같은 결합이 끊어져 안에 갇혀 있던 가스가 풀려난다. 지구형 행성들은 처음 형성된 이후 녹아 있었으며 대단히 뜨거웠다. 그리고 대폭격 시기 동안 수억 년에 걸쳐 이들 뜨거운 암석 덩어리들이 냉각하기 시작하면서, 화산 열구를 통해 안에 갇혀 있던 증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질소, 수증기 그리고 어쩌면 황화수소가 이런 식으로 풀려났다. 이외에도 목성 궤도와 그 너머에 있는 미행성들이 거대한 행성들의 강력한 중력 때문에 규칙적으로 내부 태양계로 던져졌다. 이들 혜성과 소행성은 이 행성들의 대기에 상당한 양의 물을 보탰을 게 틀림없으며, 사실 지구에 바다가 형성되는 것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 이 이차 대기는 행성들이 형성되고 수억 년이 지난 후, 대폭격이 여전히 계속되는 과정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런 폭격 때문에 질량이 크지 않은 화성은 결국 이차 대기의 99퍼센트를 잃었다. 그리고 수성과 달은 천천히 움직이는 무거운 가스들조차 붙잡아 놓기에 충분한 중력을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이차 대기를 보유할 수 없었다. 모든 행성의 대기는 계속해서 진화했다. 오늘날 금성의 대기는 지구의 대기보다 100배나 더 많으며, 지구의 대기는 화성의 대기보다는 100배나 더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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