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불상사
수성의 내부는 철과 같은 금속들이 매우 풍부한 게 틀림없다. 왜냐하면 이 행성은 태양계에서 지구 다음으로 평균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물론 수성이 밀도가 가장 높은 물질만 응축할 수 있는 태양 부근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금속의 함량이 어느 정도 높은 것은 충분히 예상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행성은 그 크기에 비해 매우 높은 질량을 갖고 있으므로 철 핵이 거대해야만 한다. 철 핵은 이 행성 반지름의 75퍼센트까지 뻗어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천문학자들은 수성이 성장하는 초기 과정에서 또 다른 커다란 미행성체와 엄청난 충돌을 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젊은 수성 크기의 절반 정도 되는 천체와 큰 충돌로 인해 이 행성이 원래 갖고 있던 암석질 맨틀이 녹아서 우주 공간으로 뿜어져 나와 결국 태양에 흡수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리고 오직 철이 풍부한 핵만이 위기 상황을 모면했을 것이다. 만약 이런 일이 적당한 시기에 일어났다면 근처에서는 미행성체들이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수성은 이후의 성장을 통해 원래의 질량을 회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성장이 멈추고 그 결과 우리가 오늘날 보는 작고, 밀도가 높은 그리고 이상한 궤도를 가진 행성이 생겨나게 되었다.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을 때 수성은 단 0.306AU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궤도의 맞은편 끝은 1.5배 이상 멀리 떨어진 0.467AU에 놓여 있다. 이것은 수성 표면에서는 태양의 지름이 지구에서 보았을 때보다 2배에서 3배 이상까지 변함을 의미한다. 수성의 궤도는 또한 태양계의 기준면인 황도에 대해 7도 기울어져 있다. 이러한 특성은 수성의 원래 표면을 증발시켜 우주 공간으로 날려 버린 바로 그 대충돌 때 생겼을 것이다.
수성의 진화
수성의 일반적 물리 특성으로부터 연구자들은 이제 이 행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수성 표면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가장 오래된 지형은 고지대이다. 고지대의 운석구들은 대폭격 시대의 초기에 형성되었으므로 42억 년이 되었다. 즉 태양 성운 내에서의 유착 과정이 끝난 지 4억 년 뒤에 해당하는 것이다. 일부 운석구들이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묻혀 버린 고지대 운석구 사이의 평원은 분명히 더 젊을 것이다. 이들 평원은 약 40억 년 전에 행성 전역의 지각에서 흘러나온 거대한 용암이 흐른 흔적이다. 한편 이 행성에서의 마지막 주요 활동은 칼로리스 분지의 충격으로 일어났다. 이 파괴적인 타격으로 인해 표면으로 더 많은 용암이 올라와 국지적인 평원 혹은 저지대들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이 충돌 분화구를 거의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폭격이 대체로 끝난 뒤에 만들어진 게 틀림없다. 따라서 칼로리스 분지의 나이는 약 38억 년으로 이 행성에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지형이다. 대기가 없는 수성의 표면은 행성이 점차 냉각하고 수축하면서 발생한 갈라진 틈새 외에는 칼로리스 사건 이후 사실상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 보는 들쭉날쭉한 풍경은 이 행성이 형성된 초기의 약 8억 년 동안에 모두 만들어졌다. 수성은 그 나이의 80퍼센트에 해당하는 아주 오랫동안 단단하게 굳어진 채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수성의 자전 주기와 관련하여 수성의 진화를 설명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현재 이 행성은 자전축을 중심으로 58.65일마다 한 번씩 회전한다. 그러나 이 행성이 원시 행성 원반의 부스러기 속에서 처음 출현했을 때는 훨씬 더 빨리 돌았을 게 확실하다. 수성의 자전 속도가 점차 줄어든 원인으로 가까운 태양의 조석력을 들 수 있다. 중력은 거리에 따라 감소하므로 수성의 표면에 미치는 태양의 인력은 이 행성의 중심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 태양은 자전하는 수성의 표면층을 잡아두려고 애쓴다. 그러나 수성은 당연히 자전할 때 표면층도 함께 데려가려고 애쓴다. 이런 조력 마찰로 인한 줄다리기 때문에 수성의 자전 속도가 점차 느려졌다. 결과적으로 수성은 이제 자전 주기가 태양계 전체에서 두 번째로 느리다. 수성보다 더 늦게 자전하는 행성은 금성뿐이다. 그리고 금성은 바로 우리가 태양으로부터 바깥쪽으로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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