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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 Universe

인류가 외계 생명체를 찾는 여정

by Astro Universe 2022. 4. 17.

 

지난 수십 년간 인류라는 종은 진지하고 체계적으로 지구 밖의 생명에 대한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 아직 아무도 외계의 생명체를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이 분야의 연구에 노력을 투자할 만한 이유는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쏘아올린 로봇 우주 탐사선들은 과거에 생명이 간신히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곳을 더러 발견했다.

 

최근 갈릴레오 Galileo 탐사선은 지구를 근접 비행하면서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인했다. 즉, 우리가 생물의 존재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 되었다. 그리고 우주에는 우리 태양계와 비슷한 행성계가 많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믿을 만한 증거들이 계속 축적되었다. 실제에 있어서 태양계 밖의 생명체를 찾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화학적 접근 방법의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물과 유기분자가 그 구성의 기본이 된다(유기분자란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이외의 탄소화합물을 말한다). 물과 유기분자(필요조건)를 발견하려는 우리의 시도는 충분조건에는 미달하지만, 나름대로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런 제한을 둠으로 인해 우리가 전혀 모르는 구조를 갖는 생명체를 놓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른 방법으로 그들을 도저히 발견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만일 규소 화합물로 이루어진 기린이 바이킹 Viking 화성 탐사선 옆을 지나갔다면, 바이킹은 틀림없이 그 모습을 촬영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외계의 생명체를 탐색하면서 물과 유기물에초점을 맞추는 것은 흔히 오해하기 쉬운 것처럼 맹목적이고 편협된 접근 방법이 아니다. 탄소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화합물을 만드는 원소는 없다.


한편, 물은 유기분자가 용해하여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뛰어나고 안정된 매질이다. 더구나 유기분자들은 우주 공간 속에 엄청나게 흔하다. 천문학자들은 성간 가스나 성간 먼지로부터 운석에 이르기까지 태양계 밖의 다른 세계에서 유기물이 풍부하다는 증거들을 찾고 있다.


다른 분자, 예컨대 불화수소는 다른 분자들을 용해시키는 능력 면에 있어서 물에 필적하지만, 우주에서 불소의 존재량이란 지극히 미미하다. 예를 들어 규소 같은 원자들도 전혀 다른 생명체 안에서 탄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지만, 그것들이 제공하는 정보 보유 information-bearing 분자의 다양성은 탄소화합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규소화합물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는 이산화규소(유리의 주성분)는 모든 행성의 표면에서 기체가 아니라 고체의 상태로 존재한다. 이 차이점 때문에 생체에서 규소가 기본이 되는 물질대사는 매우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저온의 세계에서는 어떤 다른 용액(예를 들면 액화 암모니아)이 다른 형태의 생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저온에서 이런 분자들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데에는 단지 미량의 에너지만 필요하지만, 우리가 연구하는 실험실은 실내 온도에 노출되어 있고, 가령 해왕성의 달인 트리톤Triton 표면에서의 온도와는 무관하므로, 이러한 분자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부적합하다. 하지만 우리는 당분간 탄소와 물을 기본으로 하는 생명체에 우리의 지식 또는 상상력을 국한시킬 수밖에 없다.

 

지구상에서 생명체를 이루는 분자는 유전 지시를 구성하는 핵산(DNA와 RNA)과, 효소로서 세포와 유기체의 화학을 촉매적으로 제어하는 단백질이다. 핵산이 가진 정보를 단백질 구조로 번역하는 데 쓰이는 암호책은 근본적으로 지구상 모든 생물에 대해 동일하다. 이런 의미심장한 화학적 동일성은 우리 행성에 서식하는 모든 유기체가 같은 생명의 기원으로부터 진화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지구상의 생명체가 갖는 특정한 성질이 (다른 세계에서도) 생명의 필요조건이 되며, (어떤 생물이 특별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특정한 형태를 갖게끔 되었지만, 그 과정이 조금만 달랐더라면 다른 방향으로 변화했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어떤 요인이 단순히 우연으로 작용했는지 알 도리가 없다.

 

외계의 생명을 찾는 장소로서 가장 먼저 선택할 곳은 물론 우리 태양계이다. 로봇화된 우주 탐사선은 지구에서 100km로부터 10만km의 거리에 이르는 행성, 위성, 혜성, 소행성을 70여 개 이상 탐사한다. 이들 탐사선에는 자기 측정계, 하전 입자 검출기, 화상 시스템, 자외선으로부터 킬로미터 전파까지 감지할 수 있는 측광기와 분광기 등이 탑재되었다. 궤도선이나 착륙선 등이 전송한 달, 금성, 화성에 관한 관측 결과를 보면서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었던 지식을 확인하는 동시에 관측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이들이 보내온 어떤 결과에서도 외계 생명의 존재에 대해 충격적이거나 아니면 강력한 암시를 주는 단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아직도 만일 어딘가에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에게 아주 낯선 모습이거나, 또는 신체 가운데 일부분만 우리 눈에 보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현재 우리가 가진 원격 탐사 기술로는 다른 세계에 사는 생물의 존재를 탐지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인 행성 탐사선을 지구 상공에 근접 비행시키면서 생명체의 흔적을 조사하는 방법도 최근까지는 시도되지 않았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 의 갈릴레오 탐사선은 이러한 시도를 실행에 옮겼다.


갈릴레오는 목성 주위의 궤도 선회 및 대기권 진입 등 두 가지 목적에서 설계되었다. 현재 갈릴레오는 행성 간 공간을 여행하고 있으며, 1995년 12월에는 목성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NASA는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갈릴레오 탐사선을 목성으로 직접 향하게 하지 못했다. 그 대신 지구와 금성의 중력을 이용해서 목성에 보내는 간접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이 선회하는 궤도는 갈릴레오의 여정을 아주 길게 만들었지만, 지구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

 

갈릴레오에 탑재된 계기들은 지구 근접 촬영을 위해서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지구를 목표로 한 원격 제어 실험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최신의 행성 탐사선을 이용해서 지구상의 생명체를 탐지하는 실험이었다. 1990년 12월에 있은 갈릴레오의 지구 근접 탐사 결과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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